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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생활 정보

캐나다 캘거리/Calgary에서 1년의 기록

by Sophiaossu 202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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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쯤 아니, 1년 2달 정도 전에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서 모든 짐들을 팔고,
Fedex로 큰 박스 16개정도 보내고,
이동하면서 계속써야하거나 깨질 것 같은 귀중한 것들은 우리 차에 한가득 싣고 달려서
일주일간의 로드트립으로 정착한 캘거리.

이동하면서 퀘백, 몬트리올, 오타와, 토론토, 위니펙, 레지나 등등을 지나면서 중간중간 자전거도 타고 공원에서 음식포장해서 피크닉도 하고 여행도 하고 너무 좋았다.

 
잠은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방하나 빌리는 식으로 해서 늦게 체크인해서 씻고 잠만 자고 나오는 식으로 해결했다.

 
우리는 그동안 캐나다 동부(토론토, 할리팩스, PEI)에만 살아봤지 서부로 가는 건 아예 처음이라 걱정반 설렘반으로 가득 차있었다.
더욱더 모험이였던건, 우리가 가고자 하는 캘거리에는 지인도, 구해놓은 집도, 직장도 없었고 우리가 계속 오매불망 기다리는 영주권도 아직 감감무소식이었다는 것..ㅋㅋ

 
그냥 정말 차에 짐을 가득 싣고 무작정 가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Fedex로 짐을 보냈던건, 우리가 캘거리에 주소가 없기 때문에 Fedex짐을 보관해 주는 창고 같은 곳으로 몽땅 보냈던 건데,
후기를 읽어봤을 때, 짐을 영영 되찾지 못했다는 후기가 있어서 이것마저도 정말 모험이었다.
 
게다가 우리 차 오른쪽 뒷바퀴가 자꾸 바람이 빠져서 한 시간 달리고 바람 넣고 한시간 달리고 바람넣고 하다가
결국엔 리자이나에서 타이어를 교체했다.ㅋㅋㅋ
밑에는 오빠가 장비로 타이어 바람 넣고 있는 중..ㅋㅋ

 
다행히도, 우리는 캘거리에 도착하자마자 에어비앤비로 한 달 동안 지낼 하우스전체를 적당한 가격에 빌렸고,
Fedex 창고에 가보니 우리 짐 16박스가 모두 무사히 도착해 있었고,
storage 공간도 렌트해서 일주일간 차에 가득 싣고 온 짐들과, 16개의 박스들, 자전거 두대를 보관했다.

 
내가 CELPIP공부는 안 하고 집만 집요하게 찾아본 덕에,
한 달이 아닌 2주 만에 렌트할 아파트를 좋은 지역으로 찾았다.
 
아쉽게도, 남은 일수에 대한 에어비앤비 값은 돌려받지 않았지만,
2주간 우리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지냈으니 불만이 없었다.ㅎㅎ
 
집에 입주하는 날 U-Haul트럭을 빌려서 그동안 storage에 넣어놨던 모든 짐들을 집에 가져왔고, 
이케아에서 미리 봐둔 가구들을 픽업했고, 베스트바이에도 들려서 모든 전자제품들을 픽업해서 집에 가득 채워 넣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 트럭을 반납해야 되는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았을 때,
페이스북마켓에서 좋은 식탁을 찾아서 10분 만에 픽업해 와서 집에 내려놓고 추가요금 없이 트럭을 반납했다.ㅎㅎ

 
이번에 집을 하루 만에 바로 채웠던 건,
예전에  핼리팩스에서 PEI로 이동할 땐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가구들을 U-Haul트럭으로 다 가져갈 수 있었는데,
 
이번 이동은 캐나다 동부 끝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거라,
내가 아끼던 모든 가구나 전자제품들을 싹 다 팔고 왔기 때문에 공허함을 얼른 채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캘거리가 이제 내 집이라는 걸 느끼고 싶었달까.

 
집 입주하고 일주일 내에 오빠는 직장을 구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나는 내 자격증을 알버타주로 옮겨야 했고,
PEI에서는 영어점수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여기서는 영어점수가 필요했다.
 
한국에서나 캐나다에서나 제대로 된 영어시험은 치러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정말 정말 미친 듯이 부담되고 걱정이었다.ㅋ큐ㅠ
 
이젠 더 이상 '이동해야 한다' 느니 '렌트집 찾아야 된다' 느니 '공부할 환경이 안된다'느니 하는 변명거리도 없었고..ㅋㅋ
정말 3주간 영어공부만 전념했다.
 
영어시험 보는 날,
캘거리 다운타운 가는 길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온몸이 후들거렸던 거 같다..ㅋㅋ
도착해서는 들어가기 전에 나처럼 시험 보러 오신 분들이랑 인사 가볍게 하고 긴장 푸느라 집중했고..
시험은 컴퓨터로 진행됐는데,
리스닝-리딩-라이팅-스피킹 
순으로 진행됐었는데, 나는 이제 막 리딩을 시작하는데 옆에 있는 어떤 사람은 벌써 라이팅을 시작했고, 어떤사람은 벌써 스피킹을 진행하길래 정말 멘붕이 왔었다.
 
시험 끝나고 같이 시험본 분들과 대화를 했는데
세분은 받아야 하는 점수를 못 받아서 시험을 세 번 네 번 봤다는 사람들도 있었다ㅠㅠ
 
시험결과는 일주일정도 후에 문자로 왔는데,
정말 망한 줄 알았던 시험이 너무나도 감사하게 놀라게 잘 나왔다.ㅋㅋㅋ

 
그동안 캐나다 살면서 오빠한테 영어 잔소리 엄청 들었는데 처음으로 이제 잔소리 안 하겠다는 맹세도 받았다.ㅋㅋ
다행히 영어점수 제출 후에 일주일 정도 후에 자격증 레벨 3을 받을 수 있었고,
우리 집 동네 근처에 있는 북미 어린이집중에서 대기업인 큰 곳에 입사해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큰 곳인지 알고 들어간 곳은 아니지만,
알고 보니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영국 호주 등등 해외에도 퍼져있는 큰 기업이란다. 
그리고 1년 정도 여기서 일하면서 느낀 건,
기업이 크다고 해서 나한테 크게 좋은 점은 없다는 것.ㅋㅋ 
구글평점이 좋다는 건 애들이나 부모님한텐 좋지만,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의 큰 임무가 있다는 것.
 
여튼 1년간 지내면서 주말엔 차로 1시간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밴프로 등산도 가고,
여름엔 캠핑도 가고, 
캘거리 가운데에 로키산에서 내려오는 Bow river가 있어서 보트도 타고,
보우리버 옆으로 조성된 공원에서 조깅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정. 말. 좋.다.

 
캐나다에 오기 전 어렸을 때 항상 티비에서나 책에서 봤던 높은 산, 엘크, 침엽수 나무들.
토론토나 할리팩스, PEI에는 그런 곳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 특히 벤프에 가보니
그동안 내 머릿속에 있던 캐나다에 대한 이미지가 여기였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ㅋㅋ
 
 
1년간 지내면서 캘거리의 수없이 많은 장점들을 찾았고,
두 가지의 단점을 찾았다.
 
첫째로는, 매년 산불이 난다는 점.
서부라 로키산맥이 가깝고, 지구온난화와 건조한 기후가 겹쳐져서 매년 산불이 난단다.
작년 이맘쯤엔 산불이 난 줄도 모르고 우리 집 아래층이 담배 피우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산불 때문에 캘거리 전역에 불탄 냄새와 가루들과 연기로 인해 빨개진 해를 봤다..
올해도 몇 주 전에 산불 때문에 창문을 꽁꽁 다 닫고 있었는데 정말 답답하고 덥고 야외활동도 못하고 힘들었다ㅠㅠ
 
둘째는, 캘거리엔 지금 사람들이 다른 주에서나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
그래서 렌트값이나 집값이 어마하게 올랐다는 것이다.
우리 지금 렌트집만 해도 100달러 올린다고 하는 걸 협상해서 50달러로 올렸고,
주변에 사람들 말 들어보면 200달러를 한 번에 올렸다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원래 집을 사지 말고 차라리 렌트를 하면서,
집을 구매했을 때 들어가는 모기지와 이자내는 돈으로 차라리 투자를 하고 돈을 불리자-는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렌트값이 너무 올라서 차라리 렌트값에 비슷할만한 아파트를 사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얼마 전 아파트 1년 계약이 끝나서 재계약했는데,
1년 뒤 계약이 또 끝나갈 쯤엔 어떤 계획을 진행하고 있을까?
 
일단 앞으로의 1년은 작년처럼 아무 걱정 없이,
날씨 좋을 땐 등산도 가고,
트레일러닝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보트도 타고,
베란다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여유롭게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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